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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취미로 카메라를 선택하고 지난 22년 하반기부터 그래도 안지치고 열심히 사진에 집중했던 것 같다.

중고 m42 레어 렌즈를 찾아보느라 ebay를 뒤지기도 하고 경매 입찰도 해보고 나름 부수적인 경험도 많이 했다.

 

카메라, 사진 등을 취미로 하고자 했던건 대학때 교양 수업으로 듣던 "사진 촬영의 이해와 감상" 수업의 영향이 컸다. 나름 재미도 있었고 잘하고 싶었던 마음에 비해, 똑딱이(당시 Cannon A70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는 도구의 한계?와 구차한 변경이지만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던 환경 덕분에 그닥 성적이 좋지 못해 늘 아쉬워 했는데... 다시 한번 잘해보고 싶었던 마음이었나 보다.

 

 

 

 

1. XF23mm f1.4

처음 카메라를 살 때 기본 렌즈를 번들 렌즈로 할까 하다가 기왕 공부하면서 하기로 한거니 단렌즈(Prime)로 결심하고 처음부터 23mm 단렌즈로 시작했다. 내가 산 렌즈 중에서 유일하게 신품으로 구매한 렌즈이다(나머지는 모두 ebay...).

 

 

나름 공부한답시고 많이 들고 다녀서 가장 사용감이 있지만(보스톤 출장때도 이놈과 함께였다) 관련 블로그에서 봐도 그렇고 내가 써봐도 그렇고 가장 무난하다. 참고로 보유한 렌즈 중 가장 밝다(f1.4).

XF23mm f1.4

 

 

 

2. Fujinon 55mm f1.8 m42

m42 이종교배 렌즈의 시작. 두근두근거리며 최초로 구매한 올드 수동렌즈. 두번째 렌즈부터는 모두 ebay에서 구매했다.

미러리스 카메라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올드 수동 렌즈를 각 어탭터에 맞춰 마운트를 시키면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덕분에 중고시장 m42 렌즈들이 몸값이 많이 올랐다는...)

나의 경우는 m42-FX 마운트를 사용하면 된다. 수동으로 포커싱을 맞추는데 부담감은... 그냥 해보면 되겠지라는 주의라서.. 그리고 요새는 포커스 피킹이 워낙 잘 되서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매우 또렷한 초점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사실 대충 급하게 찍어도 결과물이 예상외로 초점이 안나가서 놀람...


ebay를 잘 뒤져보면 m42 렌즈를 매우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배송비 포함 10만원 이내의 가격이 주류이며 다만 조심할 것은... 오래된 렌즈라 그런지 fungus, 먼지, 스크래치 등은 각오해야 하고 간혹.. 포커스 링 같은 기계적인 장치들이 제대로 안될때가 있기 때문에.. 4~5만원 정도의 수리비도 예상을 해야 한다.

 

Fujinon 55mm f1.8은 솔직히 내가 실수로 마련한 렌즈라고 볼 수 있다. f1.6이랑 헷갈림..ㅠㅜ... 그게.. f1.6은 매우 레어 렌즈라 매물 자체가 별로 없고 가격도 보통 300$ 이상이다. 그에 비해 f1.8은.. 매우 흔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하지만 난 결국 f1.6을 손에 넣었다!!!!).

Fujinon 55mm f1.8

 

f1.6과 비교했을 때 결과물은?

정말 솔직한 의견은.... f1.8이 더 나은 편이다. f1.6은 보케 특이성이 매우 강한 렌즈로 칼같은 선명한 사진보다는 화려한 보케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경험상 f1.8이 사진은 더 깨끗하게 나온다고 보면 되겠다.

다만, 렌즈가 오래되서 그런건지 f1.8의 특성인지 모르겠는데... 가장 큰 단점은 흰색이 뭉개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렌즈로는 흰색의 피사체는 찍지 않는다. 예를 들어, 봄에 피는 사과꽃.. 백합... 흰 국화.. 이런 피사체는 지양하다.

f1.6을 손에 넣고 난 뒤에는 잘 안쓰기도 하고 해서 팔까도 했는데.. 정이 많이 들었던 렌즈라 아직은 가지고 있고 싶네..ㅋㅋ 과연 쓸까는 의문이다.

 

 

 

 

 

이 렌즈의 가장 큰 문제는 흰색의 디테일이 모호해 진다는 점이다. 하얀 꽃에 특히 취약하다

 

3. XF14mm f2.8

세번째로 장만한 렌즈는 35mm 기준 21mm 화각인 14mm 렌즈이다.

초광각으로 보면 되는데, 타 광각 렌즈에 비해 광학적으로 왜곡이 잘 억제되어 있다는 평이다. 앞선 23mm(35 환산 35mm) 역시 광각으로 분류되는데 왜 광각 렌즈를 또 장만했냐? 고 물으신다면 의외로 쓸모가 많다는게 답이 되겠다. 사실 이 렌즈에서 얕은 심도의 아웃 포커싱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그냥 아이폰 사진이랑 큰 차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적인 후보정에 비해 어색함이 없다.

 

인물보다는 주로 풍경, 또는 약간 산만한 사물의 배치에 적합하고, 생각외로 실내 사진, 특히 전시회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 실내 전시회 특성상 배경이 어두워 낮은 조리개 값이 아쉽기는 하지만 난 그냥 ISO 를 팍팍 올려주는 편이다. 요새는 레트로 느낌 나라고 그레인 효과도 넣는데 ISO 1000은 티도 안나는 것 같고 어둡다 싶으면 ISO 1000 이상 확 올려서 찍는다.

XF14mm f2.8

 

 

 

 

실내 전시장에서 큰 전시물을 찍을때 매우 편하다. 렌즈가 좀 어둡다는게 아쉽

 

 

이 렌즈로 풍경을 찍으면 이정도 화각?

 

 

4. SMC Takumar 135mm f3.5 m42

굳이 필요하진 않았지만 망원에 대한 호기심으로 역시 저렴하게 구매한 두번째 m42 렌즈.

135mm 는 35mm 환산하면 203mm 정도 나온다. 조금 부담스러운 화각일 수 있으며 이 렌즈를 장만하고 부터 카메라 가방을 바꿀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렌즈 자체는 그냥 감당할 수준인데 마운트 어댑터까지 하면 좀 크긴 크다.

부담스러운 화각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결과물이 괜찮고 반짝이는 피사체에서 찍사가 나오지 않게 찍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까이서 찍을 수 없는 고양이, 새 등을 찍을 수 있다!!

 

SMC Takumar 135mm f3.5
SMC Takumar 135mm f3.5 마운트
찍사가 안비친다..
사진을 확대한 결과물, 135mm로 그냥 찍은 달 크기는 아래..
요정도가 실제

5. SMC Takumar 200mm f4.5

이 렌즈는 무려 200mm, 환산하면 무려 300mm...

사실 너무 싸서.. 배송비 포함해서 5만원이 안됐다.

중고임에도 상태도 좋고 다 좋은데... 정말 크다.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싸고 상태가 좋은 이유가 있었다.

가격이 너무 싸서 충동적으로 지르기도 했지만, 사실 목적이 한가지 있었는데 바로 천체 사진용이다.

하지만 어쨌든 너무 크고 무거워서 삼각대 고정하기도 쉽지 않다.

 

SMC Takumar 200mm f4.5
SMC Takumar 200mm f4.5 마운트

 

 

손으로 들고 찍는건 무리고 어디 거치를 하거나 삼각대 필수다
55mm와 200mm 의 화각 비교 샷

6. Flektogon 35mm f2.8 m42

살짝 Fujinon 과 Takumar 등 일본 렌즈 말고.. 칼 짜이즈 이런건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들 무렵, ebay에서 입찰이 떴길래 마지막 입찰 마감 1초에 클릭했다가 내 손에 들어왔다. 내 기억으로.. 배송비 포함해서.. 3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판매자분께는 사실 매우 죄송한 마음이나, 받고 나서 그냥 미안한 마음을 접었던게 렌즈의 기계적 상태가 그닥 좋지가 않았다.

올드 렌즈를 중고로 구매하는 경우 fungus나 scratch 등은 각오를 해야 하는데 거기서 좀 더 나가면.. 포커스 링이나 조리개 링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상태인 경우도 있다.

이 렌즈의 경우 조리개 링이 최대 개방 이후 간혹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살짝~ f2.8보다 높게 잡아놓고 쓴다.

 

전반적인 렌즈의 상태는... 좀 글쎄여서 판매자 rate도 moderate으로 줬다가 판매자로 부터 항의성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그냥 무시했지만..

 

일단 특징은 칼짜이즈가 원래 그런건지 표준 화각이라 그런건지 최대 개방에서는 매우 소프트하다. 포커스 피킹으로 초점을 잡을 수가 없다(물론 내 눈이 노안이 심해서 그런걸 수도 있기는 하지만 다른 렌즈에 비해 좀 심한 편).

조리개를 조여주면, 나름 괜찮은데 초반에는 조리개 링이 안돌아가서 한동안 최대 개방으로만 사진을 찍었더랬다(그래서 모두 초첨이 나감).

 

렌즈 자체보다는 35mm 화각(환산 53mm)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는데, 23mm보다 좀 더 사진 같은 느낌이다.

약간 렌즈 자체의 오래된 느낌이 사진에서도 보이기도 하고 뭐랄까..

 

"옛날 사진 느낌"

 

이 렌즈로 찍은 사진이 조금 마음이 편한 느낌이다. 그래서 싼값에 사고 실망하고 현재는.. 좀 잘쓴다.

Flektogon 35mm f2.8
Flektogon 35mm f2.8 마운트
렌즈 코팅도 변변찮아서 플래어 직빵이다. 옛날 사진 느낌내기 딱 좋음
이 렌즈이 특징 중 하나는 최소 거리가 10cm라는 거다. 그래서 접사가 된다

 

35mm vs. 55mm 화각의 비교 샷
샘플 사진을 고르면서 느낀건데 주로 역광을 즐기나보다

 


7. Fujinon 55mm f1.6 m42

결국 중고 렌즈로 여기까지 왔네 싶다. 물론 중고 렌즈(XF 자동 제외) 모두 10만원 이하로 장만한거라 나름 떳떳하나.... 싼것도 많아지니 제법 취미에 돈을 좀 썼네라고 생각하면서도.. 몇백짜리 렌즈 사는것 보다는 또 합리적이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주저리주저리.. 내가 지금 합리화를 하기 위해 열심히 핑계를 대고 있는 상황이다.

 

드디어 이 렌즈가 현재의 마지막이고 더 이상 있을까 싶다.

 

중고 렌즈 시장을 본 사람들이면 이 렌즈는 익히 알려진 렌즈이다. 그럼 비싼가? 중고 치고 비싼 편이다. 보통 50만원 선?

그래서 지금까지 10만원 이하로 샀다던건? 지켰다.

 

ebay 눈팅하다가 오래간 만에 매물이 올라와서 이것도 뭐 그렇겠지.. 하고 봤는데 가격이 너무 싸게 나와서 냅다 달려들었더니 영국내 배송이었다.

간혹, 국내에서 비싼가격에 거래되는 중고 물건 중에 판매자 자국 내에서만 배송하는 물건들이 비교적 싼 가격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이것 때문에 처음으로 배대지 해서 구매를 했다는 썰이다. 배대지를 해도 10만원 이하였으니 이정도면 최선을 다했다 싶어...ㅠㅜ

 

안타까운건 렌즈를 손에 넣고 날씨가 출사하기 않좋은 날들의 연속이라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

그래도 몇개 찍어본 결과

 

두둥...

별로 맘에 안들어..ㅠㅜ(기대가 너무 컷나...)

이 렌즈 자체가 촬영물의 품질이 좋다기 보다는 보케 특이성에 그 가치가 있는듯 하다.

가뜩이나 노안으로 흐릿한데 사진도 뿌옇고 그러니 좀 실망이긴 하더라

 

하지만 빛이 좋은 날 구도를 잘 잡고 찍으면 보케가 매우 예쁜건 사실이다.

 

Fujinon 55mm f1.6
Fujinon 55mm f1.6 마운트
이 렌즈는 이거다
선인장 류를 찍었는데 사마귀가 찬조 출연
조리개가 오각형이라 조리개를 조여주면 오각형 보케가 이쁘게 나온다

 

마지막 렌즈 결과물은 좀 더 활용해 보고 따로 정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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